독자가 세계 문학과 생생한 관계를 갖는 데 중요한 것은 무어니 무어니 해도, 독자가 자기 자신을 알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에게 특별히 영향을 미칠 작품을 고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어떤 도식이나 교양 프로그램에 구속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독자는 의무가 아닌 애정의 행로를 따라가야 한다. 어떤 명작이 유명하기 때문에 꼭 읽어야 하고, 그 작품을 알지 못하면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누구든 먼저 읽고, 알고 그리고 그 작품에 대하여 애정을 느끼는 방법으로 시작해야하며, 그것이 독자에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헤르만 헤세, 박환덕 옮김, <세계문학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범우사,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