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왜 중요한가? 희랍시대에 유행했던 비극은 곧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저서 『시학』을 통해 비극이 오랫동안 인간의 삶 속에서 존재해야 함을 역설하지 않았나.
비극은 왜 철학인가? 인간의 본질을 알려주는 가장 근본적인 성찰의 대상이 비극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비극적 존재다. 다시 말하면 인간에게 불행은 원초적이며 근원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쩌면 비극과 희극은 얼굴이 다른 쌍둥이에 다름 아니다. 비극이 존재하기에 인간은 비참하고, 삶이 고통스럽다. 그래서 그 고통스러운 삶을 극복하기 위해, 긍정의 에너지를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 바로 희극 아닌가. 웃음은 울음의 반대편 얼굴이고 페르소나이며, 위선인 것이다. 웃음을 통해 인간은 고통을 피하고, 진실을 마주하지 않아도 돌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인간의 삶은 이렇듯 정공법인 비극과 우회법인 희극으로 점철되어 있다. 삶의 본질은 다 같다. 직선으로 가든 곡선으로 가든 슬픔과 고통은 항상 인간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