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 생애주기⟩를 읽었고, 지금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8편의 중편 모두 상을 받았으니 소설의 가치에 대해서는 말 할 필요가 없겠다.

그 중에서도 ⟪바빌론의 탑⟫과 ⟪일흔두 글자⟫를 재밌게 읽었다. 성경에 관심이 많으니 전자는 당연히 반가웠고, 후자는 프로그래밍의 거대한 은유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흔두 글자⟫에서 '코드'나 '프로그램' 같은 컴퓨터스러운 단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데, 이는 분명히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작가가 의도한 것이다.

한편 한편이 모두 아름답다. 문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수학적으로, 컴퓨터공학적으로, 신학적으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