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활을 오해했다’, 10년 도 더 된 기사지만 오늘 갑자기 또 떠올라서 올린다. 천국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이 있지만 ‘이 땅에 임하실 하나님 나라’의 천국이 내게 가장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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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오래 고대하던 하나님의 통치가 드디어 우리에게 도래해 있다고 선언하셨다(막 1:15). 기도할 때는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옵시고(=나라이 임하옵시고)”라고 기도하라고 하신다(마 6:10).

이상하게도, 우리가 천국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천국이 우리에게로 '내려온다'(계 21:2). 만일 우리가 '천국=신자들이 죽어서 가는 곳'이라는 통속적인 선 이해를 가지고 성경을 읽으면 이런 구절들을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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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이 세상이 하나님의 선한 창조의 결과이며, 비록 타락의 영향 아래 신음하고 있지만, 하나님의 자녀가 나타날 때 그들도 결국 부활할 것이라고 말한다. 피조물들도 그 사실을 알고 그날을 고대하고 있다(롬 8:19~22). 하나님은 마지막에 이 세상과 그 안의 피조물들을 불태워 없애 버리시는 것이 아니라 구원하시고 회복시키시고 완성하신다. 새 하늘과 새 땅(계 21:1; 사 65:17)은 분명히 옛 하늘과 옛 땅과는 다르다. 마치 지금의 썩는 몸과 썩지 않는 부활의 몸이 전혀 다른 것처럼.

그러나 하나님의 첫 번째 창조는 실패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와 피조물의 부활을 통해 놀라운 방식으로 완성된다. 이 세상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선한 세상이요, 마지막에 완전히 갱신되어 회복될 세상으로 본다면 아주 많은 부분이 바뀐다. 우리는 마지막에 이 땅에서 비상 탈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으로 다시 오시는 주님을 만날 것이며, 이 땅이 온전히 회복된 후에 이곳에서 주님과 영원히 살 것이다.

인간이 역사를 통해 형성해 놓은 이 세상의 문화는 불로 정화된 후에 아름답게 회복될 것이며, 우리는 그 문화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이곳에서 누리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가 작곡한 음악이 천사들에 의해 연주될 것이고, 우리가 쓴 소설이 자랑스럽게도 천국의 도서관에 꽂혀 있을 것이며, 우리가 밤을 새워 가며 만든 소프트웨어가 천국의 PC방에서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