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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큉은 이 책에서 기독교가 만성적인 질환에 걸려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가 걸린 고질병에 대하여 신자들은 일곱 가지 형태의 반응을 한다고 한다. 우선 그 중에서 일반적인 현상으로 네 가지 형태의 반응을 살펴보자. 첫째, 병에 걸린 교회를 떠나는 길이다. 유럽에서 정말 많은 이들이 교회를 떠났고 떠나고 있다. 둘째, 새로운 분열을 도모하여 보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길이 있다. 셋째, 그저 내면적인 영성에 집중하면서 침묵하는 길이다. 넷째, 외면적으로는 잘 적응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형태다.

큉은 여기에 더하여 세 가지를 더 말하고 있는 데, 첫째 교회가 고질병에 걸렸든 말든 그저 열심히 교회를 섬기는 태도다. 동시에 교회의 고질병을 그대로 존속시키는 부류다. 주로 교회에서 보람찬 활동을 하는 이들이다. 둘째, 그릇된 교회의 행태, 특히 권위주의적인 성직자들의 그릇된 가르침과 행태에 저항하고 비판하는 자세다. 일종의 종교개혁주의적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셋째, 교회가 보이고 있는 고질병을 학문적으로 연구 규명하여 발표함으로써 교회의 지도자나 교인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경우다. 큉은 이 길이 신학자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신학은 교회를 지키는 파숫꾼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신학이 죽으면 교회의 질병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신학을 혐오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우선 두 부류를 먼저 생각해 보자. 첫째, 교회의 고질병으로 혜택을 입는 이들이다. 겉으로는 겸손을 가장한 오만한 성직자들이 이런 부류다. 그들은 현존하는 불의한 질서를 옹호하면서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가르치는 이들이다. 그들의 이면에는 권력과 탐욕과 욕망이 숨겨져 있다. 둘째, 자유의 의미를 모르는 무수한 신자들이다. 스스로 사고하거나 책임적이지 못하여 늘 다른 이의 지도와 후견을 받아야 하는 미성숙한 이들이다. 수십 년 신앙생활을 했어도 여전히 초보적이다. 이들은 신학의 다중성과 다양성을 도무지 이해할 능력이 없다. 그러니 스스로 독서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염려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기의 사고와 신앙을 근거 없이 절대화하는 이들이다. 이들의 사고는 매우 유아기적이다. 그러나 매우 폭력적이다. 그래서 맹목적이다. 간혹 신학대학원 1학년 교실에서 일어나는 풍경에는 영락없이 단세포적인 사고에 익숙한 이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신학의 다양성에 의해 심각한 실존적 위기를 느끼며 저항한다. 이들은 동일성의 원리가 곧 신앙의 원리라고 생각한다. 자기 생각과 같은 것이면 안심하고, 다른 것이면 불안해한다. 합리성도 없고, 과학이성도 안중에 없다. 그래서 무지하기까지 하다. 아무리 가르쳐도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래야 안심이 되는 까닭이다. 이런 이들은 약자들을 향해서 동일성의 폭력을 행사한다. 같은 신앙을 고백하지 않으면 위기를 느끼고 갑자기 십자군적 전사로 돌변해 공격적이 된다. 야만적 행위도 불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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