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가-마초가-되어가는-과정

⋯⋯남자 아이가 조금 나이를 먹게 되면 그의 남성성은 거의 의무가 된다. 명예심, 권력욕, 우월감은 완전히 하나로 연결되어, 남성적이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동일시된다. 권력을 추구하는 아이들은 자기의 남성성을 의식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자기가 남자이기 때문에 더 많은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들은 한편으로는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애쓰며, 자신의 남자다움을 과장되게 표현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여 주변에 있는 여자들 위에 군림하며, 자기의 우월감을 보이고 싶어한다. 부딪히는 저항에 따라 어떤 아이는 고집을 부리거나 화를 내지만, 어떤 아이는 잔꾀를 부려 목적을 달성한다.

세상은 항상 특권을 가진 남성의 잣대로 판단되기 때문에 남자 아이에게 이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필연적으로 아이는 이 기준에 따라 자신을 평가하고, 자신의 행동이 충분히 남성적인지, 자기가 정말 남자다운지 스스로 묻고 관찰한다. 오늘날 우리가 ‘남성적’이라고 간주하는 것들은 무엇보다도 이기적인 것들이며, 자기애自己愛를 충족시키거나 우월감을 주는 것들이다. 이 모든 것은 긍정적으로 보이는 성격, 즉 용기, 강인함, 자부심, 모든 종류의 승리감(특히 여성에 대한 승리), 직책의 획득, 명예와 지위, ‘여성적’인 것에 맞설 수 있는 성향 등에 의해 확인된다. 우월함은 남성적인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우월감을 얻기 위한 투쟁은 끊임없이 지속된다.

이런 식으로 남자 아이는 성인 남자, 특히 아버지에게서 보 수 있는 성격들을 모방한다. 우리 사회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과대망상의 흔적이 도처에 있다. 그래서 남자 아이는 어릴 때부터 엄청난 권력과 특권의 유혹을 받는다. 권력과 특권은 곧 ‘남성’과 같은 의미이다. 잘못될 경우에 이것은 오만과 야만으로 변질될 수 있다.

알프레드 아들러, 라영균 옮김, <인간 이해> (1926년), 일빛, 2009, 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