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교양은 어떤 특정한 목적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완전성을 추구하는 모든 것이 그러하듯,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육체적 힘에 대한 추구나 민첩성 또는 미에 대한 추구가 마치 우리를 부유하게 만들거나, 유명하게 또는 강하게 해주는 어떤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 삶의 느낌과 우리의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그리고 우리를 더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며, 또한 보다 높은 차원의 안전감과 건강한 느낌을 갖게 함으로써 그 자체가 보상이 되어 주듯이, 《교양》의 추구, 다시 말해 정신 및 영혼의 완성에 대한 추구도 역시 어떤 한정된 목표를 향한 힘에 겨운 행로가 아니라, 우리의 의식을 행복스럽고 강력하게 확장해주는 것이며, 나아가 우리의 삶과 행복의 가능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일이다.

따라서 진정한 교양은, 진정한 체육이나 성취 및 충동과 마찬가지로, 어디서나 목표에 이르지만, 어디에서도 머물며 쉬는 일이 없고, 영원 속을 방황하며, 삼라만상 가운데 공명하면서, 초 시간 속에서 공생한다. 그러한 교양의 목표는 한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를 향상시키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을 도우며, 과거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도움을 주고, 미래에 대하여 두려움 없는 대비로 맞서도록 도와준다.

헤르만 헤세, 박환덕 옮김, <세계문학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범우사, 2012